*영화에 학교폭력(집단 괴롭힘), 자살, 상해, 가정불화, 강간 언급 등이 나오니 감상 시 주의하세요.*
영화가 시작되면 나오는 학교폭력 관련 문구를 보자마자 감상이 순탄하지만은 않겠구나 느꼈다. 그리고 정말로 몇 분에 한 번씩 멈췄다가 다른 일을 하고 다시 재생을 하는 일이 빈번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에서 표정 연기를 섬세하게 한다고 생각했던 주동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걸 확인하고 나도 모르게 기대치를 높인 걸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까지 내용을 확인했다는 무미건조한 감상밖에 받을 수 없었다. 역시 이런 내용에서 통쾌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동을 받을 나이는 한참 전에 지난 듯하다.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꼬집고도 싶고, 와중에 로맨스도 잡고 싶어 하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 두 인물의 애틋함을 느끼라고 넣었음이 분명한데 도무지 감정선을 이해할 수 없는 대사와 순간순간의 아름다운 장면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한 영화다. 2시간 남짓의 인내와 고통을 이상적인 해피엔딩, 또는 거시적인 의도를 담은 결말로 보상해 줄 것이라고 누군가 기대한다면 일찍 접기를 바란다. 추천은 안 하겠지만 그래도 <릴리슈슈의 모든 것>처럼 헛웃음이 나오는 정도는 아니다. 본다는 이가 주변에 있다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노래가 좋았다고 말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