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2016)
땀 2023-08-14 22:02

  8월의 조조클럽은 완전 어린이날이네요.
아침저녁으로 이동하면서 어린이라는 세계도 열심히 읽고 있는데, 이번 영화 우리들 또한 어린이들이 속한 세상에 관한 이야기라서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어린이에 대해 얘기하는 창작물을 볼 때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많이 성숙하지 못했을 때라 그런지 친구에게 했던 미안한 일들이 유독 자주 떠오르더라고요. 어떤 일은 미안했다고 전하기도 했지만 어떤 일은 전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서 종종 그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떠오르곤 합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지금도 종종 초등학교 동창회를 나가시곤 해서 어렸을 적엔 저도 당연히 크면 지금 이 친구들을 또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른들이 하는 동창회도 결국 누군가가 연락을 돌려서 개최해야만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내 동창들과는 불가능하겠구나.. 하고 깨닫고 많이 아쉬워도 했었네요.

아마 어렸을 때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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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된 채로 이선과 지아, 보라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들이 실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바라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하는지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어서 미운 행동에도 마냥 미워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결국엔 너의 이런 행동에 상처를 받아서 심술이 났고, 너와 같이 친하게 놀고 싶었고, 언제나 반에서 1등이고 싶었고...

  날 보호하기 위해 먼저 남에게 상처를 주길 택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저들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마음에 닿을 조언이 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답이 쉽게 나오지가 않네요. 제게도 분명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제 솔직한 마음을 어렸을 적 보다 잘 바라보게 되었지만 그걸 훤히 내비치기란 또 다른 문제로 남아있어요. 원하는 바를 알고 있어도 어려움이 많은 어른보다, 자신의 마음을 깨달으면 서슴없이 다시 친구에게 다가가는 선이 같은 친구와 그것이 가능했던 어린 시절이 꽤 부러워집니다.